프랑스 여행

파리 첫날 : 오페라 가르니에 (Opéra Garnier)/ 페르라셰즈 (Cimetière Père Lachaise)

나탈리 2021. 5. 17. 12:43

16일의 파리 / 스위스 여행을 잘 끝마치고 하루 하루 기록해보려고 해요.

알고 있는 한에서는 정보도 공유해볼게요. 발 닿는대로 돌아다닌 게 대부분이고, 파리의 경우는 첫방문은 아니어서 많이들 가는 관광지 정보는 없을 거에요. 특히 저녁마다 퇴근한 파리 친구들 만나느라 바빠서 야경 정보는 전혀 없어요 !

파리에 도착한 첫 날. 새벽 비행기를 타고 가서 늦어도 11-12시에는 친구네 집(파리 근교)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부활절 연휴라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부활절 2주 방학/연휴가 있음) 출입국심사에만 1시간 반 소요.. ^^

짐 찾으러 가니까 이미 안 찾아간 짐은 모두 들어갔다고 해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곧바로 찾아주었다.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폭풍 불어를 쓰게 될 줄 이야.

여튼 친구가 지하철역에 차를 몰고 와서 편하게 짐을 싣고 내리고, 동네 구경을 잠깐 했는데 파리에서 조금만 벗어났는데도 정말 예쁜 분위기.

파리의 번잡함과 시끄러움이 싫고 집값도 너무 비싸다고 하는 친구 마음 = 내 마음.

지하철 타고 오페라역에 내려서 간단하게 샌드위치 같은 걸 사들고 오페라로 총총.

어차피 줄이 길 것 같아서 줄 서서 먹으려고 사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페라 가르니에 홈페이지에서 Visite guidée (Guided Visit)을 예약하고 갔는데,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

미리 예약하면 바로 가이드받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데, 가령 1시에 도착했을 경우 보통 2시까지 예약이 끝나있고 2시반부터 신청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영어 / 불어 모두 공인 가이드가 설명해주고 일반 방문객이 들어갈 수 없는 곳 (예를 들어 화려한 공연장)에도 들어갈 수 있다. 오페라를 외관에서만 보고 안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는데 꼭꼭꼭 들어가보라고 추천해주고싶다.

베르사유 궁보다 훨씬 화려하고 웅장했다.

그 화려함을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황금으로 도배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실제 금은 2kg ? 정도밖에 쓰지 않았고 모두 도금이라고. 하긴 전부 실제 금이라면 전부 약탈해갔을 것 같다.

공연장은 동그란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요즘에는 이런 공연장이 많지만 19세기만 해도 최대한 많은 관람객이 효율적으로 공연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한다. 또 2층, 3층 좌석에 보면 커튼이 있고 마치 침대? 소파 같은 붉은 좌석들이 있는데 그 좌석은 실제로 임대하여 팔았고 귀족이나 부르주아들이 그 좌석에서 무용수를 불러 별 짓을 다했다고 한다. 무용수의 월급이 워낙 작아서 생활을 위해 그런 제안을 거부하기란 힘들었을 거라고, 그 당시에는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흔했다고 했다. 가이드님이 정말 설명을 잘해주어서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가이드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기관에 들어와서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함부로 가이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알고 있다. 시험을 치르고 정말 공인된 사람만이 가이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닌 기관도 있겠지만) 가이드의 설명이 더더욱 풍성하고, 입장료를 포함한 가격도 20유로가 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성인 17유로, 학생 12유로 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언어에 따라, 시기에 따라 가격은 다를 수 있다.

오페라 공연장을 보기 위해 실제로 공연을 예약해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 역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만 좌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컴팩트한 여행을 즐기고 가성비를 따지는 한국인 여행객에게는 가이드 프로그램이 좋은 선택지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파리는 19세기가 먹여살린다는 생각을 여행할 때마다 한다.

지금의 파리 모습으로 도시 계획을 한 것도 프랑스대혁명 이후 19세기 나폴레옹 3세 시절의 오스만이고,

이 오페라 가르니에도 가르니에에 의해 19세기에 만들어졌다. 가르니에가 사람이름인줄도 모르고 오페라를 찾는 관광객이 많을 것 같은데 꼭 방문해보았으면 좋겠다. 사치와 낭만, 화려함과 권위를 모두 느낄 수 있다.

가르니에궁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테라스로 나가면 이렇게 루브르박물관까지 직선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나폴레옹 3세가 한 눈에 도시를 보기 위함이라고 한다. 사진 찍기에도 좋은 스팟이라 가이드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 프로그램은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유럽 관광지의 공동묘지에 가보면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서 또 새로운 공원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방문해본 페르라셰즈 공동묘지. 쇼팽을 비롯해 에디뜨 피아프 등 유명인의 묘지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모르지만 유럽 친구들은 교과서에서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워낙 넓어서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잘되어있고 지도를 보며 만나고 싶은 아티스트의 묘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아지 묘인 줄 알고 귀엽다! 했는데 강아지 묘는 아닌 걸로. 한국인, 베트남인, 중국인 등 다양한 묘지가 있다. 예전에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사람의 고향으로 시신을 보낼 수 없으니 그 곳에 묻었다고.

친구네 집 근처 페루 식당. 파리가 아닌 근교이므로 정보는 생략합니다. 망고+아보카도+달걀의 조합인데 놀랍도록 잘 어울리는 앙트레 전식이었다. 식당의 모두가 이것을 앙트레로 먹고 있었다.

감자 퓨레를 베이스로 조금 매운 맛을 낸 것 같은데 한국인 입맛에는 하나도 안 매웠지만 맛있었던 메인 요리.

이 날 너무 피곤해서 정말 힘들어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배려해준 친구. 석사하랴 일하랴 바쁠텐데 날 위해 주말을 온전히 내어주고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하우스메이트로 살 수 있게 해주었다. 고맙고 사랑하는 친구.

따뜻한 환대로 가득했던 파리에서의 첫 날 끝.

참고로 저는 파리에서 친구들 만나고 가고싶었던 곳 위주로 간 편이라 유명한 곳을 가야하는 파리 첫여행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