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알제리 생활

좋아했던 예쁜 알제 레스토랑 탄트라 Belle soirée à Tantra

나탈리 2021. 5. 13. 12:30

 

 

 

탄트라로 가기 전까지,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알제는 공식환율과 암시장 환율이 너무 달라서, 유로나 달러를 암시장에서 환전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일단 환전하러 갔다가 > 우리가 원하는 레스토랑 주소를 알려줬는데 기사가 길을 잘못알아서 엉뚱한 데로 갔다. (알제리인 기사 중 길 모른다고 한 사람 한번도 본 적 없고, 고집 세서 자기 말대로 일단 무조건 감..) 하도 답답해서 레스토랑 사람이랑 통화하게 했더니 아! 잘못왔다며.. 다시 한참 돌아가고 (트래픽 잼은 덤) 나중에 그 고생을 우리한테 가격바가지를 씌웠다 ㅋㅋㅋ 말도 안되는 가격 불러서 “우리 못낸다. 구라치지마라, 우리가 알제리에서 택시 한두번 타보냐! (사실 한두번 타봄)”이랬더니 얼마를 원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흥정 아닌 흥정을 해주고 내렸는데, 같이 탔던 언니랑 출장자 벙찜ㅋㅋㅋㅋㅋ너 흥정 잘하나봐! 이러면서 ;; 불어가 원래 그래요? 이러고 ㅋㅋㅋ

아니...이건 흥정이 아니라 정당한 가격을 내려고 하는거에요 ㅠㅠ ㅋㅋㅋ 여튼 넘 벙쪄서 추천받았던 레스토랑에 갔는데 거기서 또 식당이 갑질해서 그냥 나와버렸다.(양아치들..)

근데 그 레스토랑이 산 속? 같은 곳에 있어서 “ 지금 나가면 우리 어떻게 가요?” 막 이랬는데 다행히 바로 옆에 탄트라가 있었음.

탄트라는 근데... 워낙 유명하고 예약이 꽉차서 전화를 아무리해도 절대로 예약을 안받으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셋밖에 없는데 제발제발 해달라고 사정사정하니까 일단 와라, 자리 찾아보겠다고 ㅋㅋㅋㅋ 그래서 반신반의하면서 일행에게 엄청 미안한 마음을 갖고 레스토랑에 갔더니 막상 가니까 엄청 친절해짐.

아까 전화한 마드모아젤이지~~? 여기로 와~~~

ㅋㅋ그리고 그 레스토랑은 알제의 느낌이 하나도 나지 않는.. 아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비쌌지만) 넘 행복했다.

 

 

 

 

옆에 단체 손님이 있었는데 이 테이블의 손님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껄렁껄렁한 양아치들만 보다가 이런 분들 보니까 눈이 정화되는 기분.

여기 와서 처음으로 프랑스인도 여기서 봤고. (누가봐도 프랑스 부부)

알제 속 작은 유럽같은 느낌이었다. 추석 때 어디 아무데도 못가면 여기 가서 밥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관자 아무 생각없이 시켰는데 정말 내스타일 ! 양 어깨 스테이크였는데 부드럽고 맛있었다.

음식도 괜찮았고 분위기가 다했던 곳.

 

 

 

 

 

파스타도 시켰었네. 이것저것 잘 나온다.

여긴 영어 메뉴판이 있는 게 장점인데, 대신에 아무도 영어 못한다고 했다. ㅋㅋ 영어로 주문하려고 했더니 알제에 왔으면 불어나 아랍어 둘 중 하나는 해야지! 하는 말을 들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근데 이 레스토랑이 그럴 법도 한 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도 잘 안받아주고 자리가 전혀 없었을 정도. 그리고 No show를 극도로 싫어하는 느낌.

 

 

 

 

 

 

 

와인은 그냥 모니카 와인 마셨다. 분위기가 좋고 예쁜 집이었는데 사진은 그냥 누렁누렁하게 나와서 아쉬울 뿐.

 

 

 

 

두 분이 식사를 사주셔서 디저트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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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학교 선배와 출장자와 함께했던 날이었는데 탄트라에서의 저 밤이 너무 좋았다. 또 와야지!했는데 결국 한 두어 번밖에 못간 것 같다. 그마저도 비가 와서 테라스에 못앉고 실내에 앉았고.. 이 밤의 만찬이 가장 좋았고, 알제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

 

주변에 다른 테이블들도 프랑스인이 많아서 좋은 불어가 노래처럼 울렸고, 음식은 맛있고 날씨도 바람 살랑살랑 불고.. 무엇보다 같은 회사 사람이 아닌(ㅋㅋㅋㅋ) 다른 사람들이라 회사 얘기 안해서 제일 좋았다.

 

 

 

 


다른날 !

 

 

학교 선배랑 탄트라에 또 갔다. 저번엔 밤에 가고 이번엔 낮에 갔는데 역시 밤에 가는게 최고인 듯. Harissa라는 잼? 고추장같이 생겼는데 전혀 맵지 않고 적당히 페퍼소스 같으면서도 달짝지근하고 고추장처럼 꾸덕해서 빵에 발라먹었다. HARISSA 알아놔야지 담에 레스토랑 갈 때 또 달라고 하게 !

 

 

 

 

안심 스테이크와 생선요리. 탄트라는 양이 많은 편이라서 좀 덜 시켜야한다. 생선요리는 앙트레로, 안심은 쁠라로 시켰더니 두 사람한테 딱 좋았다.

저번에도 셋이 가서 메인2, 앙트레 1 이렇게 시켜서 잘먹었는데 이번에도 둘이서 메인1 앙트레1 이렇게 시켜서 배불리 잘먹었음.

 

 

 

 

소스가 묘하게 맛있었다 ! 소스 이름이 고유명사 같아서 물어보니까 검은버섯소스라고 설명해줌ㅋㅋㅋ

 

 

 

독립기념탑(충원탑) 근처에 있는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 탄트라 / 알부스탄 / 오리엔탈리스트 이렇게 있는데, 이 쪽 레스토랑이 다 비싼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탄트라가 비쌌던 것 같다. 어른들은 전망이 좋아서 알부스탄을 좋아했고.. 나는 오리엔탈리스트 오리 요리를 워낙 좋아해서 나중에는 오리엔탈리스트만 주구장창 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