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알제리 생활

알제리 알제 노트르담 카톨릭 성당 / 영어미사 있음 / 전망 좋음

나탈리 2021. 5. 14. 12:30

 

 

 

 

 

 

 

 

 

 

 

 

정말 모스크처럼.. 생겼음

 

 

12시-3시까지는 입장이 불가했던 걸로 기억한다. 여튼 2시 반에 도착해서 30분을 기다려 들어갔다.

 

 

 

 

 

내부는 전혀 클래식하지 않아서 최근에 지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름 1800년대에 지어진 거였다.

마리아 상이 특이했고 무슬림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라는 게 새겨져있는 게 특이했다.

전반적으로 성당의 느낌보다는 관광장소로서의 기능이 더 돋보였는데, 미사시간엔 또 다르겠지 ?

 

 

 

 

 

 

 

우리와 무슬림을 위해 기도합시다. 라는 글귀가 성전 한가운데 저렇게.

 

 

 

 

 

 

성당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아주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알제항구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아름답다.

 

 

 

 

 

 

 

아주아주 습했던 날의 항구라니.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떡지는 게 느껴졌지만 바람 맞으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프랑스에 살 때는 하루 하루 노느라 바빠서 그랬는지 성당에 다닐 생각도 못했는데 이 도시에서는 내내 성당에 가고 싶었다. 열 다섯명 정도의 신자들과 신부님 두 분, 수녀님 두 분과 함께 했던 소규모 미사. 그마저도 외국인이 절반 이상이었다.

오늘 이 미사에는 한국에서 오신 분도 있고, 안녕하세요(한국말), 긴 여정을 마치고 알제리로 돌아오신 분도 계시고, 아들과 손자분도 함께네요, 이태리, 독일, 칠레, 중앙아프리카, 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오셨어요.

우리는 말도 먹는 음식도 모두 다르지만 종교라는 공통점으로 모였어요. 처음 오신 분, 가끔 오시는 분, 자주 오시는 분 모두 환영합니다.

작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서로 눈을 맞추는 세계 각국의 신자들과 미사를 여는 신부님의 이 말이 따뜻해서 오늘의 금요일 아침을 오래오래 기억해야지, 생각했다. 수도인 도시의 교중미사에 온 사람이 열 댓 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 곳은 거의 모두가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

다른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게 평화를 바라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정화되고 건강해지는 느낌. 내가 이래서 종교생활을 했었지, 하고 새삼 깨달았다.

 

 

사는 곳에서 멀어서 자주 올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와서 기도하면 좋을 것 같다. 신부님의 인상과 느낌이 좋아서 성당이 가까웠으면 분명 자주 왔을 것 같다.

미사 끝나고 좋아하는 생 조르쥬 호텔에서 햇살 만끽하며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낮은 영락없는 여름이고 아침, 저녁은 조금 쌀쌀한 초가을이라 이 곳의 속도는 한국에서보다 확실히 더디다. 내일 모레 11월인데도 낮에는 반팔 입고 밤에는 가죽자켓 거뜬할 정도로, 일교차 심한 유럽 날씨이다.

 

 

영어 미사도 있는데, 일정은 신부님께 문의해보는 게 정확하다. 

내가 알기로 알제 유일한 카톨릭 성당이다. 내가 있을 때 당시의 신부님은 알제리와 프랑스인 혼혈이었던 것 같은데, 불어도 아주 수려하고 신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라 미사 시간이나 이것 저것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미사 시간은 알제 내의 외국인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시간. 내가 만났던 알제리인 중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데(99%가 무슬림) 무슬림이 아닌 1%는 모두 외국인인 것 같고 그 중 대부분은 알제에 있는 듯하다.

 

프랑스 기업에서 해외파견 온 아저씨가 옛날 피아노(오늘날의 피아노와는 형태도 연주법도 매우 다름. 수많은 페달을 눌러야하는...바로크시대에 썼을 것 같은 피아노ㅋㅋ) 치는 것도 보여주고 .. 성당에 가면 즐거웠다. 멀어서 자주 못갔고, 회사에 나 말고 카톨릭 신자가 거의 없고..  있어도 영어 미사 시간은 근무 시간이라 같이 미사 보러 가자고 할 수가 없어서 ㅠㅠ 자주 못가서 아쉽다.